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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로하스(LOHAS) 2021. 11. 2. 10:30

곤줄박이 한 마리가
서산에서 날아와
유리창이 있는 줄 모르고
안으로 들어 오려
창에 몇 번을 부딪치고는
자두나무에 앉아
두리번 두리번
안을 살피 듯 잠시 쉬고는
가지의 흔드림을 남기고
날아가 버렸다.


생전에
꽃과 새를 좋아하셨던 아버지
어느 날
새장을 사가지고 오셔서
빨간 장미꽃 조화를
둥지 위에 꽂고
종달새 부부 인형을
둥지 안에 넣고
스위치 작동시켜
지저귀는 소리 들으며
행복하게 바라보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혹시 혼자 지내는 아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심심하지 않은지
잘 지내는 지 궁금하여
창가를 맴돌다가
안에서 수육 보쌈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무탈한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서산으로 날아간
벽에 걸린 사진 속
아버지를 바라다본다